회사는 이윤을 내야 하는 곳이고, 그 이윤을 내기 위해 모든 구성원이 함께 업무(task)를 수행한다. 업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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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는 작업자(Who), 내용(What), 목적(Why), 방법(How), 일정(When), 장소(Where)로 구성된다.
Who: 누가 작업할 지를 정확하게 명시한다. 그리고 협업할 사람들과, 확인해야하는 사람들을 함께 명시한다.
What: 수행해야할 작업을 정확하게 작성한다. 가급적 애매한 표현보다는, 단기간/시간 내에 수행가능한 수준으로 쪼개어 작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Why: 사실 일하다보면, 작업을 요청하면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도 하다. 닥치고 작업하라는 뉘앙스로 읽힐 수 있는데, 매우 위험한 방식이 아닐 수 없다. 구체적으로 작업의 이유를 설명해야, 작업자의 마음와 태도가 달라진다.
How: 업무에 대해 어떻게 일할 지 예측하여 작성한다. 예를 들어, 컴퓨터 구입이 업무라면, 컴퓨터 사양조사, 공급회사 검색, 견적서 요청, 품의서 작성, 구매 신청 정도로 작성할 수 있겠다. 이렇게 작성하고 나면 해당 업무가 2시간 짜리인지, 2일 짜리인지 구분이 될 것이고, 이 업무를 다시 쪼개어야 하는 지도 미루어 예측할 수 있다.
When: 해당 업무를 어느 정도의 일정을 사용해야할 지 작성한다. 해보지 않은 일이라도, 최대한의 목표치를 작성한다. 업무를 수행하다보면, 일정 내 소화할 수 있을 지 확인이 되고, 필요하면 이해 관계자들과 협의하여 변경하면 된다. 업무를 정의할 때 일정이 없으면, 다음 프로세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다음 계획을 세우기 어려워진다.
Where: 요즘은 재택근무가 많아져서, 장소에 대한 내용도 표기하는 것이 좋겠다. 사무실인지, 현장인지, 작업자의 집에서 업무가 이루어지는 지 작성하면, 함께 일하는 협업자들에게 도움이 된다.
업무를 부여하기 위해 이 정도로 고민해야 하나 생각이 들 수 있다. 농담처럼 하는 이야기이지만, 이런 협업에 대한 고민들이 예전에는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상사의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내기 위해, (마치 독심술이라도 부리듯) 계속 야근과 주말 근무를 통해 업무를 반복해서, 최최최최종.ppt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어떻게 그렇게 일하고 결과를 냈을까 싶기도 하다. 그 덕에 우리 선배들은 혼자 일하는 경우가 많고, 협업 시에는 다그치거나 업무의 품질에 핀잔을 주는 기술이 매우 뛰어났던 것을 기억한다. 분명히 말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이제는 구체적이고 정확한 소통의 기술이 필요한 시대이다.
우리의 선배들은 물론 다이어리와 A4 용지를 들고 회의에 참여했다. 그럴듯한 그림이 나오기도 하고, 다양한 텍스트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정보들은 정보경영의 기본인 검색이 안된다. 그리고 공유가 불편하다. 나무가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종이를 더 사용해야 할까.
한번 IT를 이용해보자. 노트북을 들고 회의에 들어가고, 리더는 칸반 서비스에 업무를 생성한다. 그리고 회의를 통해 작업자와 협업자, 확인자를 할당하고, 협의된 일정과 함께 업무를 간단히 작성한다. 필요하면 첨부파일을 붙여주고, 회의 때 논의했던 타블렛에 그린 스케치를 공유한다. 그러면 담당자들에게 알람이 전달된다.
경험에 따라 협업 능력은 매우 다르다. 엔지니어로 성장했다면, 디자이너, 마케터의 경험을 이해할 수 없고 부산에서 오랫동안 살았다면, 목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대표이사가 20대라고 해서 30대, 40대와 일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대표이사가 나이가 많고 직원들이 적은 경우가 더 많기는 하다. 아무튼, 세대를 아우르는 협업도 매우 어렵다. 경험이 다르면, 언어도 다르고, 호칭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다. 가끔 다른 과거사(?)를 들추다보면, 서로 너무 다른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고, 효과적인 협업 방법이 무엇일 지 고민하게 된다. 모두 같은 사람인데, 살아온 경험에 따라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신기할 뿐 아니라, 이들 간의 협업을 리딩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일할 때마다 느낀다.
더불어 협업을 시작한다면, 위임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위임을 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이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상황에 닥쳐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오래전부터 사람에 대한 신뢰보다는 통제에 익숙한 조직 문화를 유지해왔다. 그래서 더 많은 일을 끊임없이 부여해서, 직원이 일을 더 많이 하게 하는 것이 회사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야근과 주말근무를 통해 일을 쳐내는 것에 대해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해외의 경우는 좀 다르다. 일과 시간에는 집중해서 일하도록 하고, 일과 외에는 회사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럼 우리는 과연 일과 시간에 집중해서 일하지 않는 것일까? 커피 마시고 담배 피고 SNS 하면서 집중하지 않는 것일까? 한국 사람이라서? 우리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돈 때문에 회사를 다니는 것이고, 회사를 다니는 다른 이유는 없다고 느끼는 것 같다. 우리 회사의 방향과 가치를 고민하는 것이, 우리 나라의 일하는 문화와 닿지 않아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래서 스타트업들이 이와 비교되는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자유롭고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가 바로 그것이다.꼰대들이 지배하는 대한민국 조직을 탈출해서, 일할만한 회사를 만드는 것, 이 또한 스타트업의 목적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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