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스타트업 창업의 발단과 목적)
창업들의 발단은 매우 다양하다. 어떤 이는 퇴사의 핑계로, 어떤 이는 다음 경력을 위한 특별한(?) 경력을 쌓기위에 창업을 하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모아둔 돈을 불려볼 요량으로, 또는 공모전 수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창업의 마음을 다지기도 한다.
필자는 2006년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그만두기로 마음 먹고 미국 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던 중 미국대학 내 작문센터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불편함을 발견했다. 튜터/교사의 첨삭을 위한 온라인툴이 없다는 문제였는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귀국하여 현실적인 개발 방법을 검토했다. 이윽고 아주 어설프게 사업계획서를 옮겨 공모전에 지원했는데, 실수로 운좋게 뽑혔다. 객관적으로 볼 때 앞의 내용 중에는 창업으로 직접적으로 이어질 대목은 없다. 그런데 정부기관 주도의 공모전 당선이 필자를 창업의 현장으로 이끌었다. 1천만원의 수상금과 창업교육, 실리콘밸리 기업 견학 등이 마음을 참 설레게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법 웃음이 나오지만 이런 어설픈 동기로 창업을 하게 되다 보니, 창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없이 전장에 들어선 셈이 되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많은 창업자들이 어떤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하기 보다는, 다른 부가적인 이유들로 창업을 선택하게 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필자와 같이 창업에 대한 마음가짐 없이 창업을 저지르는 실수(?)를 겪게 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실수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큰 비용과 자원을 부담하고 있는 현실이며, 이를 애써 수업료가 부른다면, 수업료가 창피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쩌다 우연히 잘되는 회사는 없다. 물론 잘 된 회사들은 대부분 겸손하게 그렇게 말하지만, 연못에서 떠 있는 오리의의 물밑 광경을 잊으면 안된다. 힘차게 움직이되 기술적으로 완벽한 발재간이 그것이다. 창업가는 회사의 방향을 정해야 한다. 우리 배가 어디로 갈 지 어떤 철학으로 어떤 가치를 향해 갈 지 정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어 어떤 사회적 가치를 실행할 지 구체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안타깝지만 창업자 스스로 이를 결정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처음 생각을 정하지 않으면 만나는 누군가로 인해 계속 영향을 받게 되어 있고, 해당 창업가는 철학 없는 창업가가 불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초단기로 매출 올리는 기업 vs 오래 걸리더라도 한방에 뻥하는 기업
필자는 스타트업이라면 후자가 맞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스타트업이라는 용어은 데쓰밸리까지 힘겨워하다 J커브를 그리며 멋지게 성장하는 회사를 뜻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후자의 기업의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후자의 회사를 기대하지만, 데스밸리에서 허덕이다 없어지는 회사가 부지기수다.
회사는 이윤을 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없어진다. 돈을 벌어 내 가족에게 경제적인 급여를, 그리고 직원들의 급여를 충당해야 하는 목적이 있다. 고귀한 가치를 지향하는 기업의 면도 당연히 있겠지만, 이윤을 챙기지 못하면 지속 가능한 회사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후자의 회사들을 투자회사들이 좋아했다. 마치 바이오 회사의 극비 기술을 끝까지 믿어주고 상장과 함께 다같이 대박을 이루는 모습을 그렸던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다보니, 기업은 거짓말의 꼬리에 꼬리를 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요즘 기업은 초단기로 매출을 올려 자신의 사업을 검증하는 기업이 건강할 뿐 아니라 추후 큰 성장까지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위와 같이 회사의 방향, 이유, 사업 방안 등을 담은 문서를 우리는 사업계획서라 부른다. 창업가들에게 이는 평생 숙제같은 일이 되기도 하지만, 사업계획서의 작성 이유는 내 사업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기 위해서다. 물론 타인의 요청으로 인해 쓸 일이 더 많겠지만, 기본적인 목적은 우리 회사를 알아보기 쉽게 정리하는 일이다. 사업계획서에는 대게 회사가 해결하려는 문제점, 해결방식(솔루션), 차별점, 시장 현황, 경쟁 현황, 현재까지의 성과, 예상 매출입, 대표/팀 소개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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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으로 ‘우리 사업은 OOO 이다.’라고 명료하게 쓸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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