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네버고나 2021. 4. 12. 10:14

(부제:스타트업, 사무실 구하기)

창업을 하겠다는 결심이 생기면, 마치 작은 공부방이나 프로젝트룸 하나 구한다는 생각으로 오피스텔이나 소호 사무실에 기웃거리기 쉽다. 여유자금이 있으면 그래도 좋겠다. 혹자들은 ‘그래도 사업을 하는데 일할

분위기 나는 곳에서 해야하지 않겠나’ 라며 말하지만, 우리의 사업을 단기간 내 접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무상(?)의 사무실을 얻는 데에 최선을 다할 것을 제안드린다.

그래서 필자는 스타벅스를 비롯한 프랜차이즈 카페를 가장 추천한다. 커피맛 좋고 분위기 좋은 작은 카페에서는 장시간 커피 한잔으로 때우는 것이 미안할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넓직한 룸이나 넓직한 책상을 우리 몇이서 선점하고 2~3시간을 잡고 있어야 하니까, 눈치 덜주는 프랜차이즈 카페를 활용하시라.

창업을 하겠다고 하면 주변에서 우리 사무실 한 켠 내줄테니 써라 하는 곳들도 있다. 당연히 좋은 기회다. 하지만 무상으로 들어가지 말고, 뭐라도 드리고 사용하는 편을 추천한다. 사람이 들낙거리면 당연히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밖에 없다. 화장실과 사무실 청소도 해야 하고, 커피도 먹고 싶고, 야근도 해야 하고, 무수히 많은 일들이 생기는 데, 소소한 사건 사고를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다. 그래서 소소하게 얼마라도 내놓고 마음 편히 사용하는 것을 제안드린다.

최근 정부 및 다양한 기관들이 창업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사무실 무상 지원을 하고 있다. 이 부분을 활용하는 것도 대단히 좋은 생각이다. 많은 곳들이 좋은 가구들과 기기들로 채워져있다. 하지만 이 좋은 시설을 이용하려면 모집 공고에 사업계획서를 지참해서 응해야 한다. 사업계획서 작성 능력이 겸비되어 있는 분들은 확률이 높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분들은 생각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사실 제법 오래전부터 대학 마다 창업보육센터들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학교 건물이므로 별로 좋은 시설을 제공하지는 않는 현실이고, 이에 반해 서울 소재 학교들은 임대료 및 관리비가 일반 사무실보다 비싼 편이다. 하지만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하면, 학교에서 관리하는 다양한 자금 지원에 노출될 수도 있다. 특허비 지원, 마케팅비 지원 등의 중소기업부의 창업보육센터 지원의 수혜를 누릴 수 있고, 크게 보면 창업지원과제의 횡재(?)를 거머쥘 확률도 올라간다. 중소기업부(혹은 창업진흥원)의 창업지원금이 대학 창업보육센터를 주관기관으로 정하고 있어, 흥하는 입주기업에게 혜택이 주어진다는 것은 아무래도 높은 확률이 아닐까 생각된다.

최근 위워크가 난항을 겪고 있지만, 스파크 플러스, 패스트 캠퍼스 등의 소호 사무실도 인기가 있다. 대학 창업보육센터와는 다르게 제법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고, 위치도 교통 좋은 역세권일 경우가 많다. 위워크의 경우 메뚜기 좌석(지정석 아닌) 사용료가 40여 만원 정도로 형성되어 있는데, 어느 지점이나 사용할 수 있고, 커피/맥주 제공이라고 보면, 그렇게 또 비싸게만 볼 계산은 아닌 듯 하다.

{커피값 3잔 x 5,000원 +맥주값 1잔 x 5천원} X 22일 = 44만원

혹시 여유가 있어, 사무실을 직접 구해야 한다면, 발품을 최대한 많이 파는 것이 좋겠다. 방을 구하는 일이 정말 귀찮고 피곤한 일이지만 발품을 팔다보면 좋은 곳을 찾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역세권은 비싸고, 역에서 멀어질 수록 비용이 저렴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평 이상의 공간이 많고 그보다 작은 공간은 많지 않다. 사무실을 나눠서 쓰는 경우 사업자등록이 가능한 지, 필요하다면 전전세 유무도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인테리어를 할 지 말 지도 고민해야 하고, 회의실이나 대표이사실을 만들어야 할 지도 고민해야겠다.(전화 통화를 위한 밀실이 하나 필요하기는 하다.) 인터넷 설치 비용도 확인해야 하고, 1층이 식당인 지도 확인해야겠다. (필자는 끼니 때마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음식 냄새가 무척 힘겹기도 했다.)

사무실의 위치는 가장 많은 일을 해야 하는 대표(이사)의 가장 가까운 곳을 추천한다. 직원은 시간이 흐르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대표는 나갈 수 없다. 그러니, 야근과 주말 근무를 밥먹듯 하실 대표의 집과 가장 가까운 곳을 첫번째 우선 순위로 올리고 나서 다른 멤버들의 이동 거리를 계산하는 것이 좋겠다.

사무실 구하는 데에 이 정도까지 고민해야 하나 싶을 수도 있겠다. 창업은 이제껏 한번도 하지 않은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를 위한 쉬운 선택은 비용을 지불하고 전문가에게 위임하는 것이다. 어디까지 위임해야 할 지는 창업가가 정해야 할 몫이다.